『라틴어 직역 기독교 강요: 경건에 대한 순수한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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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최우수상 (번역부분)









존 칼빈 저, 문병호 역
생명의말씀사, 2009
크라운 변형판 양장, 848면




참 기독론의 정립과 전수를 위한 주요 고전 원문 분석, 교리적 고찰 및 변증

초대교회 교부들로부터 개혁신학자들을 거쳐 체계화된 성경적 기독론을 조목별로 파악하고 그 교훈적, 고백적, 변증적 의의와 가치를 개진한 책이다. 기독교신학의 핵심이 되는 중보자 그리스도에 관한 교리 전반을 개혁신학적 관점에서 설명함으로 써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한 교과서, 설교와 목양을 위한 심도 깊은 교본, 바른 신학을 정립하는 데 필요한 길잡이가 되게 하였다.


서문

1536년 기독교 강요 라틴어 번역에 부쳐칼빈의 신학은 개혁주의 신학으로 우리에게 전승되었습니다. 칼빈의 기독교 강요의 중요성이 오늘날 다시금 말씀 중심의 신학에 대한 요청과 함께 부각되고 있습니다.

1536년 기독교 강요는 단지 칼빈 신학의 형성 과정을 추적하는데 도움이 되는 한 자료에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의 신학의 정수를 알려주는 일종의 보고와 같습니다. 그가 평생 이작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증보하여 판을 거듭한 것이 이를 말해줍니다. 비록 모든 신학적주제들이 망라되어 다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이 작품은 이후 개혁주의 신학의 요체를 고스란히 안고 있습니다.

칼빈의 문체와 관련해서 간결함(brevitas)와 유용함(facilitas)이 그 특성으로서 자주 회자됩니다. 과연 칼빈의 글은 노래하는 가지 위의 새와 같은 맑음과 또렷함이 있습니다. 그러나그의 글은 그저 항상 쉽고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먼저 화려하고 풍부한 어휘들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다양한 수사학적 기교가 문장을 극적으로 구성합니다. 그리고 고전어의 음률이 내(川)와 같이 흐릅니다. 역자는 유학 중에 멜랑흐톤과 불링거 그리고 부써의 라틴어 원전들을 칼빈과 비교하면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멜랑흐톤은 간결했으며, 불링거는 논리적이었으며, 부써는 화려했습니다. 칼빈은 일의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우나 이들의 장점들을 함께모아 놓은 듯했습니다. 역자는 종종 칼빈의 문체가 성경의 문체를 닮았다고 생각해 보고는했습니다. 성경은 모든 것을 가장 심오하게 말하나,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합니다. 그리고 동일한 진리를 듣는 자의 수준에 맞추어서 간결하고 유익하게 유기적으로 말합니다.칼빈의 문체에는 소박함과 고급스러움, 겸손함과 부유함이 함께 있습니다.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라틴어 원문으로부터 번역한다는 것이 천학비재인 역자에게는 무모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칼빈의 신학을 조직신학적으로 연구해 오면서 그가 사용하는 용어들로부터 이후 개혁주의 핵심 교의들이 개념화되었다는 것을 여러모로 깨닫게 되었으며 그의 대작(opus magnum)인 기독교 강요를 원어로부터 우리말로 번역해 보고자 하는 마음을갖게 되었습니다. 서구인들에게는 라틴어가 모국어의 고어 형태 정도로 느껴지지만 우리에게 그것은 전혀 생소한 언어로서 일종의 사어(死語)와 같이 생소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역자는 칼빈의 문체의 간결함과 용이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의 작품을 오히려 어렵게여기는 것은 우리가 그의 원문을 충실하게 읽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서 우선 제 자신을 위해서라도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라틴어부터 정확하게 번역하여 읽는 것이 진정한 칼빈(Calvinus realis)을 만나는 진정한 한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족하지만 우선 한 단(段)이라도 놓는 것이 전단(全段)을 쌓는 유일한 길이라고 여겨져 본서의 번역을 내심 작정했습니다.


본 번역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라틴어 원전을 되도록 직역했습니다. 

한 단어도 빠짐없이 어의를 살리고자 했으며 라틴어 고유의 문법을 쫓아서 번역했습니다. 예컨대, 거의 예외 없이, 독립 탈격 구문은 부사절로, 수동 분사(gerundive)는 수동 당위의 의미로, 수동태 문장은 수동태로 번역하고자 했습니다.


둘째, 신학적 읽기에 충실했습니다. 

신학적 의의를 살려서 번역했으며, 주요한 개념들이 문장의 언저리로 밀려나서 단지 술어 같이 여겨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특히 삼위일체론, 기독론, 구원론, 교회론 등에 있어서 사용되는 신학 용어들을 일관성 있게 번역했습니다.


셋째, 이러한 의도로 주요한 개념들에 대한 각주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각주를 통하여서특정 개념들의 의의를 인식하도록 했습니다. 예컨대, “건전한 교리로 경건하게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자” 라는 문장은 그냥 읽으면 그저 하나의 서술에 불과하지만 그 속에는 주요한신학적 개념들이 들어 있습니다. “건전한 교리”는 doctrina sana로서 참 신학(theologiavera)을 표현하는 칼빈의 상용구이며, “경건하게”는 pie로서 칼빈 신학에서 주요한 개념인경건(pietas)에서 나온 부사입니다. 칼빈에게 있어서 pietas는 계시를 받고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예배를 올리는 삶을 사는 것을 총체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삶”은 vita Christiana로서 기독교인의 삶의 교리의 중심 개념으로 전개되는 주요한 신학적 요소입니다. 이렇듯이 본 번역에서는 주요한 신학적 개념들을 각주로 표기해서 부각시켰습니다.


넷째, 문맥에 따라서 다양한 어의로 번역된 단어들이 간혹 있으나, 한 단어를 한 뜻으로 번역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이러한 원칙으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용어집(glossary)을수립하였으며 그것이 책의 말미에 제시되었습니다. 칼빈의 글쓰기는 매우 주도면밀하고 정치(精緻)한 바, 그가 사용한 단어들의 용례를 정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신학적 의미가 크다할 것입니다.


다섯째, 라틴어 원문과 번역을 나란히 실어서 함께 읽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일종의 주석학파적 편집은 교훈적이며 신앙고백적이고 변증적인 책인 기독교 강요의 번역에 있어서 매우합당하다고 사료됩니다.


소품이며 졸작이나 본서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이 그저 된 것이 아님을 진솔하게 고백합니다. 먼저 지금은 고인이 되신 오스터헤번(Eugene Osterhaven) 교수님과 라이트(DavidF. Wright) 교수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오스터헤번 교수님은 연로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강요 최종판 전체를 오직 저만을 두고 한 여름 동안 가르쳐 주셨습니다. 라이트 교수님께서는 칼빈 신학의 심오한 가치를 깨닫게 하셨으며 ‘율법의 중보자 그리스도’라는 개념을통찰하시고 투병 중임에도 흔들림 없이 부족한 종을 지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칼빈 신학의 정수를 깨닫게 해주신 멀러(Richard A. Muller) 교수님과 헷셀링크(I. John Hesselink)교수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두 분께서는 화란 개혁주의 전통에서 칼빈을 읽는 관점을 뚜렷이 제시해 주셨습니다. 두 분을 통하여서 저는 칼빈 신학의 달콤함(suavitas)을 배웠습니다.

또한 본서를 번역함에 있어서 큰 동기를 제공해 주신 박건택 교수님께 감사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칼빈의 문헌을 번역, 해석하시는데 평생을 헌신하고 계십니다. 또한 칼빈 신학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신 서철원 교수님께 감사 드립니다. 교수님께서는 원문을 깊이 읽는 것이 교의신학의 출발임을 알게 하셨습니다. 본서의 출판을 위하여 조언해 주신 김남준 목사님께 감사 드립니다. 목사님께서는 이 시대 개혁교회 목회의 전형을 제시해 주시고 계십니다. 또한 수도노회 칼빈 개혁신학 연구 위원회에 속한 모든 목사님들께 감사를 표합니다.특히 왕십리 교회에서 칼빈 개혁신학의 전망으로 목양해 가시는 오치용 목사님께 감사 드립니다. 몇몇 방학 동안 오밀조밀 좁은 집에서 이 일을 지켜보고 기도해 준 아내 성희와 원욱과 마리아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저 그들이 이 책을 추억 삼아 재미있게 읽기 되기를바랄 뿐입니다. 무엇보다, 칼빈의 가르침을 붙드시고 평생 기도하시며 목양해 오신 존경하옵는 서기행 목사님께 감사를 올립니다. 목사님께서는 부족한 종을 위해서 새벽마다 기도해주시고 옳은 일은 두려움 없이 행하라는 교훈으로 항상 편달해 주셨습니다.

개혁신학은 날마다 개혁되어져야 하는 바, 오는 시대를 책임 질 제자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원고를 읽고 교정에 도움을 주신 손춘택 목사님, 송명인 강도사님, 한은진 전도사님,이원재 전도사님, 박동휘 전도사님, 그리고 라틴어 텍스트 편집을 도맡아 도와 주신 이인혁전도사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모두 훌륭한 목회자와 개혁신학자들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본서를 귀하게 여겨서 출판해 주신 생명의 말씀사의 황을호 전무님과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칼빈 개혁신학에 굳게 서서 하나님 나라의 문서 선교를 줄기차게 감당해 주시길 빕니다. 그리고 칼빈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그 분들의 존재가본서의 유일한 동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분들은 칼빈 출생 500주년을 맞이하는현 시점에 있어서 개혁주의의 유산 자체이십니다.

 

다만, 오직 모든 감사와 영광과 존귀와 찬송을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주님께서 모든 것을 다 하셨습니다.

 


2009년 4월 문병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