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8.26. 수요일 묵상 | 3. 빌라도의 세 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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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예수님을 거짓으로 고소하자 빌라도가 예수님을 신문합니다. 사복음서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빌라도는 크게 세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첫 번째는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이고, 두 번째는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이며, 세 번째는 “진리가 무엇이냐?”입니다.
빌라도가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고 묻자 예수님께서는 “내가 유대인의 왕이다”라고 직접 답하지 않으시고 “네 말이 옳도다”라고 하셨습니다. 마태복음과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 모두 이와 같은 대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사실상 자신이 유대인의 왕이심을 인정하셨습니다.
두 번째로 빌라도는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고 물었습니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행악자, 곧 악을 행한 자라고 고발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 예수님께서 자신이 이 땅에 오신 것은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기 위함이라고 말씀하시자 빌라도는 “진리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관정에서 신문을 받으셨습니다. 관정은 ‘프라이토리온’이라고 하는 관사 또는 관청입니다. 유대인들은 유월절 음식을 먹기 위해 자신들을 정결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방인의 관정 안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이방인의 집이나 관청에 들어가면 그곳에 누룩이 있을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유월절은 무교절이며 누룩 없는 떡을 먹는 절기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을 관정까지 끌고 왔지만 자신들은 바깥에 머물렀습니다. 그러자 빌라도가 새벽에 그들에게 나와 무슨 일인지 물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그들의 모순을 볼 수 있습니다. 유월절은 어린양의 피를 보고 죽음이 지나간 절기입니다. 그리고 유월절 어린양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느니라.”(고전 5:7)
그들의 눈앞에 유월절 어린양이신 예수님께서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유월절 어린양을 죽이려고 하면서 유월절 음식을 먹기 위해 정결을 지키겠다고 관정 밖에 서 있었습니다. 하루살이는 걸러내면서 낙타는 삼키고 있었습니다. 작은 의식 하나는 지키겠다면서 하나님의 아들을 죽이는 큰 죄를 범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의식주의와 형식주의에 빠져 유월절의 실체를 보지 못했습니다. 수천 년 동안 유월절을 지켜왔지만 유월절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망각했습니다. 실체이신 예수님을 부인하면서 형식만 붙들고 있었습니다. 우리 마음 안에는 유월절 어린양이신 예수님의 이름이 가득해야 합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행악자라고 불렀습니다. 이미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정했지만 자신들에게는 사람을 죽일 권한이 없었기 때문에 빌라도에게 데려왔다고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유대인의 왕이심을 인정하셨고, 끝내 십자가의 죄패에도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이라는 글이 기록되었습니다. 그 죄패가 십자가 위에 달렸고, 참된 왕이신 주님께서 저주의 형벌을 당하셨습니다.
빌라도의 두 번째 질문은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였습니다.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행악자라고 고발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께는 거짓이 없으며 죄가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하나님이시고 죄를 알지도 못하시는 분입니다.
저는 이를 설명할 때 주님께는 죄성도 없고 죄향도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에게는 죄의 본성과 죄를 향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죄를 지어 볼까 생각하다가 참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께는 죄를 지어 볼까 하는 마음 자체가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순결하시고 흠도 점도 없는 어린양이십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주님을 행악자라고 고발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선한 목자이십니다.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으시는 참목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온갖 병을 고쳐주시고 귀신을 쫓아내셨습니다. 중풍병자와 걷지 못하는 사람을 낫게 하시고, 듣지 못하는 사람을 듣게 하시며 보지 못하는 사람을 보게 하셨습니다. 사람들에게 화평을 주시고 천국 헌장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당시에는 율법사들이 하나님의 지식을 자신들만의 것으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 나라의 말씀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디베랴 호숫가에 배를 띄워 놓고 말씀하셨고, 산에 올라가 산상보훈도 가르치셨습니다. 자기들만 공유하는 거룩한 지식이라고 감추지 않으셨습니다. 이것이 악을 행한 것입니까?
주님께서는 사람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그들의 삶 가운데 거하셨습니다. 슬퍼하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죽은 자를 살리셨습니다. 가난한 자를 복되게 하시고, 오병이어로 배고픈 사람들을 먹이셨습니다. 생명의 진리를 전하시고 죄 사함을 선포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끝내 우리를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내주셨습니다. 주님께서 무슨 악을 행하셨습니까? 주님께서 율법을 어기신 일이 있습니까?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기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입니다. 주님께서는 위로 성부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자신을 보내셨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래로는 우리를 사랑하시되 자신의 목숨을 내주기까지 사랑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행악자가 아니십니다. 빌라도가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고 물었지만 끝내 주님에게서 아무런 죄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